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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싱에 진심인 첫째아들 셋 엄마의 하루 2024. 4. 12. 11:05
너무 오랜만에 글을 씁니다.
민원 업무를 하고 있는 회사원인데, 3월 말까지 신고기한이라 엄청 정신없는 시간을 보내고, 회사 전산시스템 이전 관계로 또 민원에 시달리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휴가를 내고, 집에서 뒹굴거리는 호사를 누리며 지난 시간을 돌이켜 봅니다.
고2 아들은 최근 복싱을 시작한지 6개월 정도 지났는데, 생활체육대회에 경험 삼아 나가고 싶다고 하길래, 개인적으로는 복싱 같은 타격 운동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지라 , '맘은 아프지만, 지가 나가서 흠씬 두들겨 맞고 나면 복싱 그만두겠지'라는 생각으로, 비싼 신청 회비를 내고 대회에 나가보라고 허락했습니다.
청소년기에 약간 자아에 도취됨과 허세와 살짝 자신감 등이 복합된 감정으로 "엄마 내가 금메달 따가지고 올게"
대회 당일은 체육관에서 단체로 버스타고 가니 저는 집에서 쉬었고 별 신경은 쓰지 않았습니다. 다만, 많이 안 맞고 다치지 않고 돌아오길 기도하는 맘으로 하루를 보냈습니다.
경기가 끝났을 시간인데도, 아무런 소식이 없길래 '응급상황은 없었나보다, 열심히 밥 먹고 있겠네 ' 하고 나름 안심을 하고 있었습니다. '이제는 공부하겠다고 하겠지' 회심의 미소를 지으면서.
외출 후에 집에 돌아왔더니 아들이 와 있었습니다. 문을 열고 집에 들어가니 조~~~ 용. 뭐지?
"엄마 나 금메달 땄어"
안믿었습니다. 장난치지 말라는 내게, 트로피와 상장을 보여줍니다. 헉. 진짜네
"어휴 잘했네, 수고했다" 라고 말했지만, 무슨 말이 나올지 알기에 내심 맘이 덜컥했는데, 아들이 하는 말이, "엄마, 나 복싱으로 세계를 제패할 거야~~~~"
ㅎㅎㅎ 자식은 엄마 맘대로 안됩니다. 말리려고 보낸 대회에서 우승하고 오니 할 말이 없습니다.
다치지 않고 건강하게 공부도 하면서 하라고 말했는데, 너무 진심입니다.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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