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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셋 엄마의 하루_9] 요로감염, 아토피, 요골골절, 폐렴, 흉관삽관술, 길을 잃다, 이마가 찢어지다, 현재에 감사(큰아들 에피소드)아들 셋 엄마의 하루 2023. 12. 14. 10:51
점심시간 사무실 직원들과 이야기 나누다 보니,
아들 셋 키우면서 가슴 철렁한 순간이 너무 많았음에도 지금 이 모습 이대로 여기 살아 존재한다는 사실에
이유를 불문하고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생후 89일에 요로감염
첫째가 89일 되었을 때, 열이 40도가 넘어가면서 응급실에 갔더니,
너무 어린 신생아라서 응급실 중에서도 응급이라서 모든 검사를 다 했었죠.
그중에 뇌수막염일수도 있어 척수검사를 해야 한다는 거예요.
허리에서 척수를 뽑아야 한다는데, 시술 전 동의서를 내미는 의사가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하고,
절대 움직이면 안 된다고 해서, 숨 넘어가도록 발버둥 치며 울어재끼는 40도 고열의 아기를 꽉 잡으면서
엄청 울었던 기억이 소환됩니다.
결국, 요로감염이라서 척수 안 뽑아도 되는 거였는데 그때 기억하면 아찔합니다.아토피 고생
첫째는 어렸을 때부터 피부에 태열부터 시작한 아토피로 엄청난 고생을 했죠.
좋다는 음식, 양약, 한약, 효소 다 먹여보고
목욕제, 보습제, 어성초, 알로에, 황토, 소금 등 어마어마하게 돈들이면서 안 써본 게 없을 정도였죠.
풍욕, 냉온욕도 시켰고, 주택에 살면서 추운 겨울날 냉온욕 시킨다고 아이를 찬물 더운물 왔다 갔다 집어넣었다 빼면서 엄마가 참 독하구나 생각하기도 했어요. 체질검사를 해서 체질식도 하고 침도 맞고..... 그런데 과했던 걸까요? 초4학년때는 얼굴부터 모든 아토피 부위에서 진물이 질질 흐를 정도가 되었어요. 그러다, 너무 지친 나머지 그냥 내버려 두었죠. 어떻게 할 수가 없었어요. 그냥 놔두었어요. 약도 마데카솔 정도 바르고, 라면이랑 치킨 피자 다 먹게 내버려 두었어요. 아이가 중학교 2학년 정도 되면서 급격한 성장기를 맞이하면서 점점 피부도 좋아지더라고요.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이제는 본인이 조절할 수 있는 정도의 상태입니다. 너무너무 감사하죠.길을 잃어버리다
첫째 4살쯤이었을까요. 잘 놀던 애가 혼자가 인근 아파트 놀이터에서 놀다가 집으로 오는 길에 딴 길로 빠져서 길을 잃었던 적이 있었어요. 다행히 다니던 교회 이름을 알고 있어서 지나는 분이 교회로 보내주셨더라고요. 지금 생각해도 아찔합니다. 그 당시는 지금처럼 어린이집에 지문등록 등을 권장하고 그런 때가 아니었어요.
이마가 찢어지다
한 번은 세 살 때쯤 놀다가 책상 모서리에 이마를 정통으로 박아서, 갑자기 피가 줄줄 흐르더라고요. 머리 부위에서 그렇게 피가 많이 날 수 있는지를 처음 알았습니다. 너무 놀라 손수건으로 이마 압박하면서 지혈하고 119 불렀는데, 도착하신 분이 하시는 말씀 " 어머니가 너무 놀라셔서 엄청 세게 지혈하셨나 봐요. 피가 완전히 멈췄네요" 너무 어려서 전신마취 못하니 재우는 약 먹이고 잠결에 꿰매는 수술 한다고 성형외과 병동을 걸어 다니던 기억이 나네요. 그때도 비슷하게 이마, 턱, 무릎 이런데 찢어져서 온 아이들 많았던 걸로 기억합니다.소주 한잔을 마시다
만 2살쯤 되었을 때였던 거 같아요. 가족끼리 외식하러 갔던 식당에서, 룸에서 식사했기에 첫째가 여기저기 다니면서 놀다가 갑자기 얼굴이 새 빨개지면서 눈이 풀려 있는 거예요. 이게 뭐지 했는데, 혀도 꼬여서 말하는 거예요"너 뭐 먹었니?" 했더니, "물 마셨어" 헐... 옆에 아직 치우지 않은 손님상에 남아있던 소주잔의 소주를 먹은 거죠. 너무 어리고 힘이 없이 축 처지길래 겁이 나서, 급하게 응급실행. 의사 선생님 왈 " 어떻게 오셨어요?" "애기가 술을 마셨어요" 피검사하고 이것저것 보시더니, 약을 주기는 어렵고 물 많이 마시게 하고, 집에 가서 재우라 하시더라고요ㅎㅎㅎ. 지금도 가끔 얘기해요. 너 세 살 때 소주 마셨잖아라고.. 지금은 추억이지만 그때는 엄청 겁났어요.요골 골절
초 2학년 때는 슬라이딩 하다가 넘어져서 팔이 부러졌는데요 모르고 사오일 정도 지나서 정형외과 갔더니, 조금만 늦었으면
부러진 뼈가 비뚤어진 상태로 붙기 시작하면 대학병원에서 팔 뼈를 절단 후 다시 붙이는 수술을 해야 한다는
어마무시한 소리도 듣고, 다행히 큰 수술은 안 했어요.폐렴 _흉관삽관술 시술_중환자실 입원
초6학년 때는 감기로 며칠 아팠는데 갑자기 기침을 엄청하더니 열이 펄펄 나서 응급실행.
폐렴으로 우측 폐에 물이 차서 그냥 약으로 말릴 수가 없고, 흉관삽관해서 음압 추출해야 하므로
어린이 병동 중환자실에 입원... 에구. 지금도 우측에 흉관 삽관했던 흔적이 남아있어요.
회사 다니면서 병원에서 3주 간호하면서 몰골이 말이 아니었던
기억이 납니다.지금 이자리에 이모습으로 있음에 감사하다
우리 첫째가 정말 심장을 들어다 놨다 했던 기억이 많네요. 아마 더 있을 거예요. 둘째, 셋째 응급실행도 많은데
너무 길어질 것 같아 담에 생각나면 한 번 더 써봐야 될 거 같아요.
아이를 키우면서 정말 위험한 순간들도 많았지만, 지금 이렇게 숨을 쉬고 이 자리에 있다는 것으로 감사합니다.
누군가 그런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아이들을 지켜주는 천사가 분명 있다고.글. 수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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